건강한 Scale-up을 위한 준비가 필요한 시점

작은 개울을 건너기 위해서는 작은 널판지가 필요하고, 좀 더 깊고 넓은 강을 건너기 위해서는 더 크고 튼튼한 널판지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샌프란시스코 만을 건너기 위해서는 아주 큰 널판지가 아닌, ‘현수교’가 필요하죠.

크기의 성장이 일정 수준을 넘어, 재료와 설계를 변화시키는 혁신이 필요해진 것입니다. (제프리 웨스트, <스케일>) 이런 스케일의 원칙은 피플펀드에도 적용되는데요.

2015년 첫 서비스를 세상에 선보이던 당시 피플펀드는 단 2명의 개발자를 포함하는 작은 팀이었습니다.

그러나 지난 7년 사이 온투업1호 등록, 시리즈 C 투자 유치, 누적 취급액 1조 4천억 돌파 등의 기록을 세우며 놀라운 속도로 자라 온 피플펀드도 이제 널판지를 걷어내고 현수교를 지을 때가 되었죠.

피플러들이 보다 건강하고 지속가능하게 성장하려면, 본격적인 ‘혁신’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조직개편 TF가 수개월 간 머리를 맞댄 끝에 2022년 4월, 피플펀드의 제품본부는 새로운 모습으로 도약할 준비를 마쳤습니다. 이 소식을 전하기 위해 제품본부의 모든 구성원이 함께하는 워크샵을 갖기로 했어요.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는 시간, Hi Peoplers!

CEO이자 제품본부 수장인 대윤님의 인사말과 함께 워크샵이 시작되었습니다.

피플펀드가 가장 폭발적으로 성장한 것은 전 세계가 코로나로 몸살을 앓고 있던 최근 2년이었는데요.

수많은 구성원이 새로 합류했고 대면과 비대면으로 줄곧 협업을 했지만,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서로 얼굴을 익힐 기회가 적은 것은 큰 아쉬움이었죠.

때문에 워크샵의 시작은, 제품본부의 피플러들이 한자리에서 눈을 맞추며 서로 알아갈 수 있도록 준비되었습니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고 했던가요? 피플러들은 진행자의 안내에 따라 옆에 앉은 동료의 이목구비를 따라 그리며 서로와 가까워지는 기회를 가졌습니다.

완성된 피(플)카소들의 그림은 사내 메신저에 공유되어 큰 웃음을 주기도 했죠.

‘두 배 성장’ 그 이상이 가능한 조직

아이스브레이킹 후에는 CTO 민승님의 조직개편 발표가 이어졌습니다. 왜 지금, 이런 방향으로의 조직개편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는지 자세히 공유했습니다.

지금 제품본부가 약 90명, 개발자들이 약 60명 정도 되는데 빠른 시간 내 개발자 100명 규모로 커질 거에요. 두 배 이상 성장했을 때도 여전히 유효한 구조, 지금 모습 그대로 쭉 뻗어나갈 수 있는 조직 체계를 만들고자 했습니다. 궁극적으로는 구성원들이 더 즐겁게, 재밌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찾는 게 목표였어요.

또 개편 과정에서 중요하게 여긴 것 중 하나는 ‘각자에게 맞는 자리를 찾아주는 것’이었는데요.

이를 위해 TF는 개편 과정에서 제품 본부의 모든 구성원과 원온원(*1 on 1, 리더와 팀원의 상호이해를 위한 일대일 대화)을 진행했습니다.

각자가 느끼는 어려움과 원하는 것을 파악해 가장 적합한 자리에 배치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였죠.

민승님은 이번 조직개편에서 가장 어려웠던 과제가 목적조직과 기능조직의 ‘최적조합’을 찾는 것이었다고 합니다.

그간 제품본부에서는 조직이 기능 단위로 나뉘어 있어 같은 직군의 개발자들이 논의나 스터디를 함께하기는 좋아도, 때론 여러 도메인을 맡으면서 한 분야의 전문성을 키우는 데 한계가 있었죠.

금융은 다른 산업에 비해 도메인 전문성이 특히 중요한 만큼, 이번 개편에서는 기존 조직의 강점을 살리면서도 각 구성원이 도메인 전문가가 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기 위해 많이 고민했습니다.

그 결과 백엔드는 도메인을 중심으로 재편성되고, 전문성이 필요한 기능팀은 독립되는 등의 변화들이 만들어졌어요.

이어 각 그룹 리더들은 팀원들을 한 명 한 명 소개하며 앞으로 각 팀이 어떤 목표들을 위해 더 노력해 나갈지에 대한 생각을 나눴습니다.

리더마다 개성 있는 리더십 스타일이 돋보였고, 팀원들은 각자의 얼굴을 확인하며 팀의 비전과 본인의 과업을 자연스럽게 연결해 볼 수 있었죠.

다음 순서로는 HR그룹에서 퀴즈대회를 진행했는데요. 너도나도 고개를 바짝 세우며 승부욕을 불태우는 피플러들을 볼 수 있었답니다.

족발 회식을 하겠다는 의지로 불타는 눈빛

일하는 방식은 더 즐겁게, 더 큰 시너지를 위해

게임 뒤에는 프로덕트그룹장 동현님의 발표가 이어졌습니다. 동현님은 개편된 조직에 맞춰 업그레이드된 제품본부의 ‘업무방식’에 대해 설명했어요.

‘그래서 피플펀드는 어떻게 일하는 회사야?’에 대한 답을 명확하게 하고 싶었어요. 프로젝트 기획 단에서부터 PO와 개발자, 디자이너가 모두 함께 ‘What’을 논의하고, 그 이후 ‘How’의 세부적인 내용은 각자에게 위임해 자율성을 보장받도록 하고 싶었죠. 지금 하고 있는 일이 “나의 일”이라고 느낄 수 있어야, 일하는 보람도 생기고 더 즐겁게 일할 수 있으니까요.

피플펀드에는 각자의 탁월한 역량으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PO, 개발자, 디자이너, 마케터가 모여 있습니다. 개개인이 주체적으로 참여하면서도 함께 합을 맞춰 최고의 퍼포먼스를 내려면, 이들 모두가 기획의 큰 그림을 공유한 다음 자율적으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져야 하죠.

이 목표를 위해 제품본부는 업무 진행의 프로토콜을 조금 더 명확히 수면 위로 끌어올리고, 자칫 소모적으로 사용될 수 있는 과정들도 효율적으로 쓸 수 있는 방법을 도입하기로 했습니다.

문제를 정의할 때는 손그림이나 메모처럼 간단한 형식으로 빠르게 의견을 나누고, 각자의 작업에 대한 예상 소요시간을 공유해서 전체 프로젝트 일정을 세세히 산출합니다.

이렇게 프로젝트의 초기에 앞으로의 변동 사항들을 대비하는 데 힘을 쏟아두면, 이후 이어지는 개발과 디자인 단계에서는 리소스 낭비를 줄여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죠.

특히, 개별 프로젝트를 완료한 후에 쿨다운(Cool-down) 기간을 정규 도입한 것이 인상적이었는데요.

쿨다운 기간에 팀원들은 버그를 수정하는 한편, 새로운 아이디어를 탐색하고 시도해볼 수 있어, 보다 자유롭게 일하며 재충전이 가능한 개발 문화로 가꾸어가고자 합니다.

서로의 목소리를 듣는 시간

동현님의 발표 이후에는 Q&A 세션이 이어졌는데요. Q&A는 참석자 모두가 부담없이 궁금한 점을 물어볼 수 있도록 익명 프로그램을 이용해 진행되었습니다.

제품본부의 피플러들은 발표 내용뿐 아니라 평소에 궁금했던 것들을 속시원하게 질문하고, 리더들과 더불어 열띤 대화를 나눴답니다. 어떤 이야기가 오갔는지 살펴볼까요?

프로젝트를 롤아웃했는데 목표 달성이 되지 않았다면 그 다음은 어떻게 진행되나요?

생각해보면, 목표를 모두 달성하는 것도 이상한 것 같아요. 절반은 실패하는 게 맞지 않나 싶거든요. 실패한 사례에 대해서 그 이유를 치열하게 고민하고, 그 결과를 다음 프로젝트에 적용하면서 더 좋아지는, 그런 과정을 지향하면 좋겠습니다. (Product Group 그룹장 동현님)

이번 조직 개편의 영향으로 의사 결정 방식에도 변화가 있을까요?

결국 이번에 업무 프로세스를 바꾼 취지도 이런 의사결정 과정에서 좀 더 같이 고민하고 같이 결정할 수 있는 분위기, 그런 토대를 만들기 위해서였던 것 같아요. 숲을 보는 사람과 나무를 보는 사람의 시각이 다를 수밖에 없고, 서로 다르지만 둘 다 소중한 인사이트들이기 때문에, 그 의견들을 모두 소중하게 받겠다는 게 이번 개편의 골자였다고 생각해요. 앞으로도 이런 이야기들이 계속 수면 위로 올라와서 우리가 함께 공유하는 자리들이 더 많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Financial Service Group 그룹장 장혁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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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시간 동안의 워크샵을 열심히 소화한 피플러들, 이젠 정말 뭐라도.. 소화를 시켜야겠죠..? 수고하신 모든 참석자를 위해 피자와 치킨, 시원한 맥주가 준비되었다는 소식에! 피플러들의 입꼬리가 스-윽 올라갔습니다.(웃음)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피플러들에게 오늘 워크샵에 대한 소감을 살짝 들어볼까요?

이번 워크샵, 어땠나요?

그간 동료들과 이야기할 시간이 많지 않았는데, 이번 기회에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ML팀 김지환님

이번 워크샵을 통해 조직개편의 방향성을 이해하게 되었고, 제품본부 리더십들과 진솔한 Q&A를 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재밌는 세션들로 구성된 덕분에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앞으로 동료들 간의 업무 소통이 더 잘될 것 같네요.

핀테크엔지니어링그룹 유재영님

피플펀드 규모의 절반을 차지하는 제품본부의 피플러들이 더 탄탄해진 조직 구조에서, 더 즐겁게, 서로 정을 나누며, 커리어 성장을 이뤄가길 바랍니다. 다음에는 얼마나 더 커진 조직이 되어 어떤 변화를 맞게 될까요?

edited by Hayoung, Dayoung
photographed by Hyunk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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