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반적으로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이 급증하며,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규제 강화 기조가 나타나고 있어요. 금융권은 이런 기조에 발맞추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는데요. 유주택자 대상의 대출을 중단하거나, 주담대의 만기를 축소하고, 마이너스통장 한도를 제한하는 등 대책을 마련했죠.

이렇듯 은행을 중심으로 금융권의 고강도 대출 옥죄기 현상이 나타나면서 대출을 계획하고 있던 많은 분들이 ‘나… 대출 받을 수 있을까?’ 고심하고 계신데요. 이번 콘텐츠에서는 가계대출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이를 줄이기 위해 금융권이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지, 우리에게 미칠 영향은 얼마나 될 지 알아볼게요.

지난 달 2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4년 2분기 가계신용(잠정)’에 따르면, 금융권 전체의 가계대출 잔액은 2분기 말 기준 1,780조원에 이르렀다고 해요. 전 분기 말과 비교했을 때 13.5조원 규모로 증가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건데요. 이때, 신용대출 등 기타 대출은 2.5조원 줄어든 반면, 주담대는 16조원 불어나며, 전체 가계대출의 증가를 견인했다는 얘기가 나옵니다.

이처럼 주담대가 급증하는 원인으로는 주택 매매의 증가가 꼽혀요. 지난 달 30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7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7월의 서울 주택 매매(신고일 기준)는 1만 2,783건으로 6월 대비 40.6% 급증했다고 해요. 1년 전과 비교했을 땐 무려 110.2%나 올랐고요.

금융당국은 투기적 수요의 증가가 주택 매매의 증가를 이끌었고, 여기에 주담대가 힘을 실어줬다고 보고 있어요. 그래서 집값 상승세를 잡고, 투기적 수요를 억제하기 위해 대출 규제라는 칼을 빼든 것이죠.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증가 속도를 조절하기 위해 시장 압박 수위를 높이자 주요 은행들은 지난 7~8월에만 주담대 가산금리를 22차례 올렸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5대 은행의 8월 말 주담대 잔액은 직전달 대비 역대 최대폭인 8조 9,115억원 증가했어요. 집값 상승, 부동산 거래 증가와 맞물린 대출 수요 폭주를 막기에 금리 인상만으로는 역부족이었던 것이죠.

또, 기준 금리 인하 기대로 시장 금리가 하락하는 상황에서 대출 금리가 높아지면 은행만 좋은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자, 이복현 금감원장은 지난 달 25일, KBS의 한 프로그램에 출연해 은행들의 주담대 금리 인상은 당국이 원하는 방향이 아니라며, 이를 허용하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그보다는 대출 포트폴리오 관리 등의 방식으로 대출 총량을 먼저 관리했어야 한다고 지적했죠. 이후 은행은 가산 금리 인상을 멈추고, 대출 억제를 위해 다른 조치를 취하기 시작했어요.

은행들은 유주택자(1주택 이상) 대상의 대출 제한 조치를 발표했어요. 한 은행의 경우 서울 등 수도권 주택을 추가로 구입하기 위한 목적의 신규 주담대 신청을 받지 않겠다고 했고, 전세자금대출의 대상도 ‘전 세대원 모두 무주택자’에게만 지원하기로 했죠. 이후 다른 은행들도 연달아 주담대 취급 제한을 시작했어요. 집 가진 사람의 대출 길이 막히고 있는 거예요.

그러나 이런 유주택자 중 실수요자에 대한 주담대·전세대출 중단 조치는 완화될 것으로 보여요. 이복현 금감원장이 지난 4일 ‘가계대출 실수요자 및 전문가 현장 간담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투기 목적이 아닌 경우도 있는데 기계적이고 일률적으로 대출을 금지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강조했기 때문인데요. 당국 방침에 따라 금융권이 어떻게 움직일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DSR(Debt Service Ratio, 총부채상환비율)은 연소득에서 대출 원리금(원금 + 이자)이 차지하는 비율을 뜻해요. 대출을 받을 때, 본인의 소득 대비 과도한 대출을 받는 걸 피하기 위한 것이죠. 현재 1금융권은 40%, 2금융권은 50%의 DSR 규제가 적용되고 있고, 이 비율을 넘어선 대출은 불가합니다.

이때, 스트레스 DSR은 금리가 갑자기 상승해서 원리금을 갚기 힘들어지는 상황을 가정해 한도를 줄이는 제도입니다. 대출 원리금 계산시 사용하는 금리에 스트레스 금리를 더해 계산하죠. 이미 올 2월, 1단계 스트레스 DSR을 시행하며 0.375%p의 스트레스 금리를 적용하고 있었는데요. 9월부터는 2단계 스트레스 DSR가 적용되며 수도권 지역에 1.2%p, 비수도권 지역에는 0.75%p의 스트레스 금리가 적용되며, 주담대 한도가 줄어 들었어요.

② 대출 만기 줄이기

대출을 아예 막기보다 만기를 크게 줄이는 은행도 나타나고 있어요. 최장 40~50년이던 만기를 30년으로 줄인 거예요. 만기를 줄이면 1년에 갚아야 할 원리금이 늘어 DSR 계산에 영향을 미치게 되는데요. 이는 곧 대출 한도가 줄어드는 효과로 이어지죠.

금융당국은 전방위적인 가계대출 관리를 위해 17개 은행 임원급 및 은행연합회와 ‘가계부채 실무협의회’를 가동한다고 전했습니다. 은행을 대상으로 한 규제 강화로 보험사 등 2금융권으로 대출이 몰리는 풍선효과*를 우려해 대책을 논의하겠다는 건데요. 이번 규제가 주택에 대한 투기적 수요의 증가를 막기 위함임을 살펴볼 때, 2금융권으로 대출 수요가 옮겨간다면 이를 억제하기 위한 여러 방침이 또 나올 것으로 보입니다.
*풍선효과: 어떤 현상이나 문제를 억제하면 다른 현상이나 문제가 새로이 불거져 나오는 상황을 가리키는 말

반면, DSR 규제를 받지 않는 온투업은 이번 상황에 대한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크플 등 온투업 주담대의 성격은 보통 후순위 담보 대출로, 새로운 주택 구입을 위한 자금이 아닌, 기존에 보유하고 있는 주택을 담보로 생활비, 사업운영자금 명목의 돈을 빌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만기도 1년으로 짧은 것이죠. 금융 당국이 이번 규제로 인해 가계대출 실수요자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노력하겠다 발표한 만큼, 온투업에까지 그 영향이 뻗치진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스트레스 DSR 2단계 도입, 은행들의 강화된 주담대 규정으로도 가계대출 증가가 잡히지 않을 시 당국은 더 높은 수준의 방책을 요구할 것으로 보여요. 개인신용대출 한도 축소, 전세자금대출 보증비율 하향 및 DSR 적용 범위 확대 등에 대한 얘기가 나오는데요.

연말에 가까워질수록 대출 옥죄기 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금융당국이 앞서 은행이 연초에 세운 경영 계획 대비 가계 대출 실적이 과도할 경우 페널티를 부과하겠다는 방침을 밝혔거든요. 은행들은 한도를 맞추기 위해 제한 조치의 강도를 점차 높이겠죠. 그러나 하반기 금리 인하가 유력하다는 얘기가 나오는 만큼, 연말까지 가계부채와 주택시장이 또다시 요동칠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겠습니다.

사실상 올해엔 주담대를 받는 게 쉽지 않을 전망이란 얘기가 나오는 가운데… 대출 시장이 어떻게 변할지 계속 관심을 가지며 지켜봐야 할 것 같네요.


대출 막혀 막막한 실수요자라면